[인터뷰] 책을 읽고, 함께 자라는 아이들 ‘책돌이 친구들’ 박상미 대표

[인터뷰] 책을 읽고, 함께 자라는 아이들 – 박상미 대표

어린이 독서동아리 ‘책돌이 친구들’ 이야기

요즘 아이들은 책을 멀리한다고들 한다. 스마트폰과 영상 콘텐츠에 둘러싸인 환경 속에서 책 읽기는 점점 외면받고 있다. 하지만 이 흐름에 당당히 맞서며 ‘함께 읽고, 함께 나누는’ 기쁨을 실천하고 있는 어린이 독서동아리가 있다. 바로 관악구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어린이 독서동아리 ‘책돌이 친구들’이다.

최근 마당극 「삼백이 이야기 일곱 마당」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책돌이 친구들’의 대표 박상미 씨를 만나, 동아리의 취지와 아이들의 변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함께 읽는 즐거움을 아이들과 나누고 싶었어요.”

‘책돌이 친구들’은 2023년 3월, 지역의 학부모들이 뜻을 모아 만든 독서동아리다. 어린이도서연구회(어도연)에서 책을 읽고 토론하던 엄마들이 자연스럽게 아이들의 독서 모임까지 확장한 것이다. 현재 회원 수는 총 16명으로, 형제자매가 함께 활동하는 경우도 있어 마치 가족 같은 분위기 속에서 운영되고 있다.

“아이들에게 독서를 강요하고 싶지 않았어요. 책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면서 자연스럽게 책에 대한 흥미를 느끼길 바랐죠.”

처음엔 한 달에 한 번 모여 책을 읽고 이야기 나누는 것이 전부였지만, 아이들의 반응은 생각보다 뜨거웠다. 점차 인물에 대한 감정을 글로 쓰고 그림으로 표현하며 활동이 다채로워졌고, 나아가 “이 장면, 직접 연기해보면 어때요?”라는 제안이 마당극으로 이어졌다.


■ “무대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자신감을 줬어요.”

천효정 작가의 책 『삼백이 이야기』를 원작으로 한 창작 마당극 「삼백이 이야기 일곱 마당」은 그렇게 탄생했다. 아이들은 각자 역할을 맡고 대사를 익히는 것은 물론, 장면 연출과 감정 표현까지 스스로 고민했다. 공연을 준비하는 3개월 동안, 아이들은 놀라운 집중력과 협동심을 보여주었다.

“어떤 친구는 무대에 서는 것이 처음이라 무척 긴장했지만, 함께 연습하면서 점점 자신감을 얻더라고요. 친구들이 도와주고 격려하면서 하나가 되어갔죠.”

이번 공연의 특별함은 아이들만의 힘으로 완성되지 않았다는 점에도 있다. 의상 제작, 무대 준비, 홍보물 디자인 등은 어머니들의 손길로 이루어졌고, 아버지들은 음향, 무대 설치, 조명 등에서 큰 역할을 맡아 힘을 보탰다. ‘책돌이 친구들’은 단지 아이들의 모임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만드는 문화의 장이었던 셈이다.


■ “아이들이 책 속에서 스스로를 발견하길 바라요.”

박상미 대표는 “아이들이 책을 읽고 자기 생각을 말하는 순간이 가장 뿌듯하다”고 말한다. 누군가의 해석을 따라가기보다, 자기만의 감정과 관점을 스스로 찾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은 그 자체로 감동이었다.

“처음에는 수줍어하던 아이들도, 지금은 책에 대해 ‘내 생각은 이런데?’라고 스스럼없이 이야기해요. 그 변화가 참 기특하고 고맙죠.”

동아리는 단순한 독서 모임을 넘어서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으로 확장되고 있다. 작가와의 만남, 그림책 만들기, 북토크, 그리고 이번처럼 연극 공연까지… 모든 과정이 아이들의 자발성과 협동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 “책과 함께 자라는 친구들로 남고 싶어요.”

‘책돌이 친구들’은 앞으로도 책과 예술을 연결한 활동을 지속해나갈 계획이다. 박 대표는 “책은 아이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연극은 그 질문에 대한 표현이 될 수 있다”며 “이 과정을 통해 아이들이 자기 삶을 주도적으로 만들어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책과 함께 놀고, 표현하고, 성장하는 ‘책돌이 친구들’. 그들의 다음 무대는 어떤 이야기일까? 작은 책에서 시작된 여정은 이제 마을을 무대로 넓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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