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상담소] 기후위기 시대의 장례식  

[마음상담소] 기후위기 시대의 장례식

올 한해는 여느 때보다 무더위를 실감했다. 많은 사람이 더위로 인해 어려움을 겪으며 기후 위기는 먼 미래가 아닌 코앞에 닥친 생존의 문제임을 깨달았다. 따라서 친환경은 사회 경제 전반에 필요가 아닌 필수가 되었다. 이와 같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장례문화의 변화도 요구되고 있다. 그동안의 장례 문화가 크고 화려한 소비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장례의 취지를 살리되 작고 소박한 방식의 친환경 장례로 변화하고 있다.장례식장을 방문하면 조문객을 접대하기 위한 식사가 제공되는데, 대부분이 일회용 식기로 사용한다. 환경부 조사에 따르면 장례식당 한 곳당 연간 116만 개, 전국 장례식장에서 3억700만 개의 일회용 용기가 배출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런 문제에 대응하고자 최근 장례식장에서는 다회용기를 도입하는 추세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서울의료원은 2023년 7월 전국 최초로 다회용기를 도입했으며, 강원도 춘천시는 올해부터 전국 지자체 최초로 지역 내 모든 장례식장에 다회용기를 도입했다. 삼성서울병원은 올해 7월 전국 상급종합병원 최초로 장례식장에 다회용기를 도입하며 이와 같은 발걸음에 동참했다. 또한 현충원이나 공원묘지에서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사용하는 조화는 대부분 PVC, 합성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지는데 해마다 1 500톤이 배출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와 같은 조화는 재활용과 분리수거가 불가능하여 소각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국가보훈부는 올해부터 생화에 특수 보존액을 입혀 오래 보존이 가능한 ‘가공화’를 헌화하는 시범 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민간 시장에서도 이와 같은 친환경 바람이 불고 있는데, 기존에 사용되는 삼베 수의 및 유골함, 나무관을 대체하고자 한지로 만든 수의와 한지 유골함, 그리고 종이로 만든 관 등이 제작되어 판매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점차 늘어나는 화장에 따라 화석연료의 사용이 증가하면서, 친환경 기술로 시신을 흙으로 되돌려보내는 퇴비장도 이루어지고 있다.인간은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 그러므로 언젠가 돌아가야 할 흙을 깨끗이 보존하고 지키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첫걸음에 친환경 장례로의 전환은 더 이상 필요가 아닌 필수다.

– 강원남 행복한죽음 웰다잉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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