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하게 캐릭터 중심의 소설이고, 한편의 영화같이 잘 짜여지고, 너무 뻔한 스토리라인을 가지고 있는데 그렇기에 더 쓰기 힘들 수도 있는 것이라본다. 스토리와 캐릭터, 그중에도 캐릭터의 매력을 잘 살려내고 있는 소설이다. 문체도 레이먼드 챈들러의 주인공 같이 이젠 진부한 말투이지만 그 매력은 아직도 유효한 것 같다. 킬링타임용으로 휴가철에 쉽게 읽을 수 있다는 장점.
다 읽고 나면 수많은 시르즈중에 별다른 차이가 없을 것 같다는 느낌, 그럼에도 영화로 만들기에 쉽겠다 싶다.
영화로 만들어지면 막상 흥행에는 힘들 수 있는 것. 너무나 영화답고 너무나 진부하기 때문에…
캐릭터의 스토리를 궁금해 하는 분들에게 그의 시리즈를 기다리는 분들에게 그 시작을 알고 싶은 책이디다. 이런 류의 책을 쓰는 작가는 참 똑똑하다. 어린시절부터 연마한 캐릭터의 매력, 대화문체, 그리고 플롯까지 모두 마스터해야 가능할 것 같다. 우리나라도 이런 류의 작가들이 많이 나오길…
캐릭터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는 열여섯 번째 잭 리처 시리즈 『어페어』
오픈하우스에서 꾸준히 펴내고 있는 잭 리처 시리즈의 새로운 작품이 나왔다. 이번 작품은 전작 『악의 사슬』에 바로 뒤이은 열여섯 번째 이야기 『어페어』이다. ‘잭 리처 시리즈의 결정판’으로 평가받았던 전작의 명성을 이을 만한 『어페어』에서는 리처의 과거와 함께 왜 이토록 수많은 독자들이 잭 리처에게 열광하는지 캐릭터가 가진 매력을 아낌없이 보여준다. 1초에 한 명씩 단 6초 만에 성인 남자 여섯을 가뿐히 때려눕히는 맨손 액션의 최강자, 논리적이고 빠른 계산에 더해진 놀라운 추리력의 소유자, 자석처럼 미인을 끌어당기는 옴므파탈의 모습 등은 모두가 꿈꾸는 이상적인 남성상 바로 그 자체이다. 캐릭터의 힘을 제대로 보여주는 리 차일드의 필력이 절정에 달한 이번 작품에서는 잭 리처의 인생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사건이 벌어진다. 왜 그가 세상을 떠돌아다니는 방랑자의 삶을 살게 되었는지 궁금하다면 반드시 『어페어』를 읽기 바란다. 오픈하우스는 이 책의 여운이 가시기 전에 독자들이 곧바로 다음 잭 리처를 만나볼 수 있도록 시리즈의 최신작인 『The Wanted Man』을 출간할 예정이다.
길가에 버려진 세 구의 시체, 이들은 왜 살해되어야만 했는가.
미시시피 북동쪽에 위치한 카터크로싱에서 벌어진 세 건의 연쇄 살인 사건. 피해자들은 몇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모두 여자였고 비슷한 또래였으며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웠다. 그리고 셋 다, 예리한 칼로 목이 베어진 채 처참히 살해당했다.
마을 사람 모두가 켈햄 소속의 군인을 범인으로 의심하는 가운데 군 당국에서는 리처가 아닌 다른 소령을 기지로 내려 보내 사건의 수사를 명하고, 리처에게는 민간인으로 위장하여 마을 상황을 보고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기지 밖에서는 연이어 납득할 수 없는 문제들이 생기고, 리처는 살인 사건을 무마하려는 거대 권력의 움직임을 감지한다.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추악한 현실을 고발하다
책 속에는 사랑하는 남자에게 농락당하고 버려진 것도 모자라 살해되기까지 한 비운의 여성들이 등장한다. 하지만 이들의 억울한 죽음은 가해자가 누구인지 밝혀지지도 않은 채 침잠되어 있고, 법의 수사망쯤은 가볍게 피해가는 권력자의 술수는 남은 가족들의 인생마저 송두리째 흔들어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만들어 버렸다. 몇 해 전, 정·재계 고위층 인사들이 연루된 성 상납 리스트를 공개하고 자살로 생을 마감한 여배우의 사건과도 일면 닮아 있다. 작가는 이처럼 피해자는 있지만 가해자는 없는 현실,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추악한 현실을 고발하며 잭 리처를 통해 철저히 악을 응징한다. 매 편마다 그 시대를 대표하는 사회적 현안을 소설 속으로 가지고 와 정의에 대한 속 시원한 정의를 내려주는 잭 리처의 활약상은 독자들로 하여금 짜릿한 쾌감과 대리만족을 선물한다.
하드보일드 액션 스릴러계의 독보적인 캐릭터, 잭 리처
퇴역 군인으로 미국 전역을 떠돌아다니는 잭 리처는 한마디로 마초 같은 사나이다. 195센티미터의 키에 110킬로그램의 거구, 어디서나 눈에 띄는 외형을 가졌지만 그는 어디에도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 하지 않는다. 옷이 필요하면 그때마다 사 입고, 입었던 옷은 쓰레기통으로 직행. 작은 여행 가방 하나도 리처에게는 거추장스러울 뿐이다. 고독한 영웅 잭 리처는 그렇게 물처럼 바람처럼 세상을 부유한다. 리처가 가는 곳에는 늘 사건사고가 잇따르지만 동물적인 직감과 재빠른 판단으로 거침없이 문제를 해결해나간다. 그는 세상을 바로잡으려는 게 아니다. 그저 사람들이 잘못된 일을 하는 것이 싫을 뿐. 작가는 부조리한 이 시대에 한 명쯤은 존재했으면 하는 인물을 잭 리처에게 투영하여 다른 그 무엇보다 정의가 필요한 세상임을 역설한다.
뛰어난 구성과 완벽한 진행, 유쾌한 줄거리. 『어페어』는 진정한 걸작이다. _워싱턴 타임스
어마어마하게 흥미롭다. 이 책은 현재를 뒤흔들어 놓는다. _뉴욕 타임스
—–책 속에서 ———
그들은 내가 올 것을 알고 있었다. 그날 나는 펜타곤 건물 C구역 3층에 있는 어느 대령의 사무실에서 대령과 정오에 만날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다. 약속이 성사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걸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도 계획을 포기할 수 없었다. 체포 팀이 대기하고 있는 덫 속으로 곧장 걸어 들어가는 건 정말 무모한 시도였다. 하지만 난로가 뜨거운지를 알아보기 위해선 만져보는 게 유일한 방법일 때도 있는 것이다. —p.9
“두 차례에 걸쳐 온몸의 피를 쏟아낼 수 있는 피살자는 없소.” 내가 말했다. “그녀의 목은 어느 외딴 장소에서 베어졌고 그곳은 온통 피에 젖었을 거요. 그녀가 죽으면서 핏자국으로 단서를 남긴 셈이지. 그러고 나선 그 골목에 버려졌소. 하지만 그녀의 시신 아래 고여 있던 핏물은 누구의 것일까? 그녀의 피는 절대 아니오. 그녀는 이미 그 미지의 범죄 현장에서 몸속의 피를 죄다 쏟았으니까.”—p.99
“앞서 일어났던 두 건의 사건이 뭐였소?” 그녀의 침묵은 좀 더 이어졌다. 그녀의 아름다운 얼굴이 아래로 조금 수그러졌다. 그녀가 말했다. “작년에 두 명의 젊은 여성들이 살해당했어요. 이번과 똑같은 방법으로요. 목이 베어져서. 난 두 사건 다 해결하지 못했어요. 이제 미제 사건이 되었죠. 채프먼은 아홉 달 새에 일어난 연쇄 살인 사건의 세 번째 희생자예요.”—p.112
“차적을 조회했네.” “소유주가 누굽니까?” “그건 말할 수 없어.” “왜죠?” “일급 기밀로 분류됐네. 5분 전에.” “브라보 중대원 거죠, 그렇죠?” “말할 수 없어. 긍정도 부정도 할 수 없네. 그 번호를 따로 적어두었나?” “아니오.” “번호판은 어디 있지?” “제가 발견한 자리에요.” “누구한테든 말했나?” “아니오.” “알았네.” 가버가 말했다. “이제 새로운 명령을 내릴 테니 똑똑히 들어. 첫째, 그 지역 경찰들에게 차량 번호를 절대로 발설해서는 안 되네. 무슨 일이 있어도 알려줘선 안 돼. 둘째, 충돌 현장으로 돌아가서 즉시 그 번호판을 없애 버려.”—p.123
“현재 당신들의 척추는 내게서 90센티미터가량 떨어져 있다. 따라서 당신들 두 사람 가운데 누구 하나, 조금이라도 움찔거리기만 하면 그 즉시, 죽거나 허리 병신이 되는 거다. 알겠나?” 아무 반응이 없었다. 내가 말했다. “대답해.” “알겠습니다.” 리드 릴리가 말했다. 그의 아버지가 말했다. “대체 자네가 원하는 게 뭔가?” “확신.” 내가 말했다. “내가 이번 일을 올바로 처리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고 싶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