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코너♡ 부모님과의 대화로

부모님과의 대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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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질문으로 부모님의 영양 상태부터 정신 건강까지 꼼꼼히 확인해보자. 혹시 부모님께서 요양병원에 계시는데 코로나19로 직접 뵐 수 없다면, 영상전화로 안부도 물을 겸 건강에 대한 질문을 드려보자.

부모님과 떨어져 산다면, 가까이서 확인할 수 없는 부모님의 건강이 염려된다. 하루하루 살기 바빠 명절에나 만나 뵙고 확인하는 사람이 많았을 것이다. 대신 전화로 확인해보자.

이번 시간에는 나이 든 어르신들이 흔히 겪는 질환을 유추해 볼 수 있는 아홉 가지 질문을 살펴 보겠다

1. 삼시 세끼 잘 드시고 계신가요?

식사는 영양관리의 기초다. 삼시 세끼 식사를 묻는 것은 가벼운 안부처럼 들릴 수 있지만, 부모님의 영양 상태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 부모님은 스스로 넉넉하게 드셨다고 생각하는데, 예전과 비교하면 식사량이 확실히 줄어 있는 경우가 있다. 나이가 들면 소화능력이 약해져 흡수율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치아 건강도 안 좋아진다. 일부 어르신은 약한 치아 때문에 고기나 단백질을 꺼려하시는데, 흡수율까지 낮으니 단백 결핍이 쉽게 온다.

식사의 양이나 질이 좋지 않다면, 이유를 꼭 여쭤보자. 입맛이 없는지, 씹거나 삼키는 게 어려운지, 또는 소화가 안 되는지를 확인하는 게 좋다. 복용하는 약으로 인해 입맛이 없는 경우도 자주 있으니, 최근 드시는 약이 많아졌는지 살펴본다. 변비도 매우 흔하다. 말씀을 않고 혼자 해결하고 계신 부모님이 많다. 변비는 소화불량과 식욕저하로 이어지므로 놓치지 말고 확인해야 한다

2. 지난번 어머님 생신 때 갔던 식당 기억하세요?

꼭 생신이 아니어도 된다. 최근 같이 경험했던 기억에 관해 물어보자. 나이가 들수록 치매 등 뇌의 퇴행성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다. 뇌 신경세포를 죽이는 ‘베타아밀로이드 단백질이 쌓이기 때문. 과거 경험했던 일상생활이나 대화 내용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기억력이 저하된 것인데, 회상하는 훈련을 하면 뇌를 자극해 기억력 감퇴를 막을 수 있다. 따라서 최근 경험했던 기억에 대해 육하원칙을 적용해 물어본다. 예를 들어 ‘지난번 어머님 생신 때 갔던 식당 기억하세요?’라고 묻고, 누구와 함께,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했는지 자세히 물어본다. 부모님이 즐기던 취미생활과 일상생활을 유지하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집 안 청소, 요리, 논밭 관리, 은행 업무 보기 등을 무리 없이 하는지도 구체적으로 질문해 점검해본다

3. 최근 넘어지신 적 있으신가요?

노인은 낙상으로 인해 골절을 입으면 회복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회복된다 해도 넘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외출이나 운동을 잘 안하고 집에만 있게 돼 또 다른 건강문제가 발생한다. 정신적으로는 불안이나 우울증이 나타나 궁극적으로 노인의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특히 낙상으로 대퇴골 근위부가 골절되면 대부분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회복까지 약 6∼12개월이 소요된다. 골절부위 통증으로 인해 누워만 있게 돼 욕창, 폐렴, 폐색전증, 근육 위축 등 전신적인 합병증을 얻는다.

낙상의 내적 요인으로는 균형 감각이 떨어지고 근력이 약해지는 것이다. 부모님이 많이 복용하는 고혈압 약이나 신경안정제, 겨울철 흔히 사용하는 감기약은 부작용으로 어지럼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평소 균형감각을 높이고 근력을 키울 수 있도록 걷기와 같은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시행하는 것이 좋다. 집안 내 넘어지기 쉬운 환경은 미리 막아야 한다. 발에 걸리기 쉬운 전기 플러그나 기타 장애물은 걷는 데 방해되지 않는 곳으로 치워둔다. 집안 조명은 너무 어둡지 않게 항상 적당한 밝기로 유지한다.

4. 평소 약은 잘 챙겨 드시나요?

부모님이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어 여러 가지 약을 복용한다면, 약을 몇 가지나 복용하는지, 제 시간에 잘 복용하는지, 중복해서 복용하지는 않는지 등 총 3가지를 질문해본다. 약을 더 많이 드시거나 덜 드시는지 정확히 기억을 못 하신다면, 복용지침을 정확히 확인해 약 봉지에 날짜를 적어놓거나 휴대전화 알람을 맞춰드리는 것이 좋다.

특히 당뇨약이나 고혈압약은 매일 복용해야 하는 약이지만, 복용을 잘못해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있다. 이번 어버이날에 부모님 댁을 방문한다면 약 상자를 한 번 살펴보자. 복용하는 약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여쭤본다. 기억을 못하는 약이 있다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니, 가급적 정리를 하도록 권유하는 것이 좋다.

5. 아이들 목소리는 잘 들리세요?

부모님의 귀가 잘 들리는지 확인해보고 싶다면 아이를 데리고 부모님과 5분 정도 대화를 해보자. 노인성 난청이 있으면 고음이 잘 안 들려 아이와 대화하기가 어려워진다. ‘스, ‘츠, ‘트, ‘크와 같은 고주파 음도 못 듣는다. 지난 명절보다 목소리가 커졌거나, 대화를 계속 피하거나, TV 음량을 너무 키우는 것도 노인성 난청 증상이다. 노인성 난청이 있으면 뇌에 충분한 소리 자극이 전달되지 않는다. 자극이 둔해지면 기억력이 떨어지고, 치매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따라서 난청이 의심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고, 보청기 착용 등으로 개선해야 한다.

6. 눈이 침침하거나 휘어져 보이지는 않으세요?

눈은 우리 몸에서 가장 빨리 노화하는 기관이다. 나이가 들수록 백내장, 황반변성 등 노인성 안질환이 생기기 쉽다. 백내장의 주요 증상은 눈앞이 뿌옇거나 침침한 것이다. 확인을 위해 한눈을 가린 뒤 전방을 봤을 때 시야가 뿌옇거나 침침하지는 않은지 물어본다. 노인성 황반변성은 시야의 중심부가 까맣게 보이거나 사물이 휘어 보이는 질환이다. TV·화장실 타일을 한 눈으로 봤을 때 선이 휘어져 있는지, 일부 안 보이는지 물어본다. 한쪽 눈이 정상이면 적응을 해서 시력 이상을 잘 느끼지 못할 수 있기에 한쪽 눈을 가린 후 비교하는 게 좋다.

7. 슬프거나 우울한 적 없으신가요?

노인은 심리적으로 우울하거나 슬프면 모든 기능이 다 떨어진다. 정신건강은 노인의 모든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이를 노인성 우울증이라 한다. 예전에 비해 병원에서 설명되지 않는 불면증이나 통증, 소화불량을 호소하신다면 노인성 우울증이 오고 있는 건 아닌지 한 번쯤 의심해봐야 한다. 인지기능에도 문제가 생긴다. 신문이나 TV를 봐도 재미가 없고 머리에 들어오지 않는다. 세상일에 관심이 없어진다. 집중력과 판단력도 떨어질 수 있다.

보름 이상 우울하다고 하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진료를 받아야 한다.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면 치료 효과도 좋고 합병증을 막으며 재발도 방지할 수 있다. 일상에서는 노인 스스로 건강한 신체리듬을 유지하는 게 좋다.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밝은 햇볕을 쬐는 것이 좋다. 가족들의 대처도 중요하다. 부모님 말씀을 잘 들어주고 섣부를 충고는 삼간다. 멀리서라도 자주 통화해 부모님의 기분 상태를 파악해 둔다. 노인성 우울증은 잘 호전되는 병이다. 가장 곁에 있는 가족의 역할에 호전 속도가 좌우될 수 있다.

8. 평소 잠은 잘 주무시나요?

“잘 주무십니까?”, “잘 주무시면 피로가 조금 풀리세요?” 이 두 질문이 부모님 건강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다. 질 낮은 수면은 몸에 다른 문제가 있을 확률이 높다는 것을 짐작할 만한 근거이기 때문이다.

새벽이나 아침에 일어났을 때 피곤함을 호소하신다면 수면 질이 높지 않을 수 있다. 어르신들은 일찍 잠자리에 누워 잠을 청하는 경우가 흔하다. 그러다 보면 새벽에 잠이 깬다. 지나치게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부모님께서 이러한 불편을 호소한다면 취침시간과 기상시간을 조절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깊은 밤에 할 일이 없어 일찍 자는 경우가 많지만, 이로 인해 일찍 깰 수밖에 없다. 자는 시간을 뒤로 조금만 늦춘다고 생각하면 새벽잠이 없어지는 것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9. 살이 빠졌거나, 식욕이 떨어지지는 않으셨어요?

살이 갑자기 빠진다면 위암, 대장암 등을 의심해볼 수 있다. 위나 대장에 종양이 있으면 소화가 잘 안 되고 통증과 속 쓰림 때문에 식사를 거르기 때문이다. 식사량에 큰 변화가 없는데도 부모님 체중이 6개월 동안 5% 이상 감소했다면 소화기질환을 점검해야 한다. 허기를 잘 못 느끼거나, 속이 쓰려 제산제를 먹었는데 효과가 없을 때도 의심해볼 수 있다. 부모님 대변 색깔을 물어보는 것도 방법이다. 대변 색깔이 검은색이라면 위암, 빨간색이라면 대장암을 의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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