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행크스를 만든, 미국의 커뮤니티 칼리지

Jackson_State_Community_College1

요즘 대학들도 학생들 모집이 어려워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대학을 취업의 발판으로 생각하는 학생들은 재수를 해서라도 이름있는 대학을 선호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 학생수가 줄어들어 학교가 모집정원을 채우기도 어렵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대학들이 고등학교 졸업생만을 모집학생으로 생각하지 않고 조그 더 다양한 대상을 위한 과정으로 변한다면 문제해결은 조금 쉬워질 수 있을 것 같아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우리나라 방송통신대학은 평생교육과 학점이수까지 가능한 최고의 원격 대학입니다. 요즘 사이버대학들이 늘어나 통신대학도 이전만큼 학생 수가 많진 않다고 합니다. 대학들은 그들의 역할을 취업과 전문학문 연구에만 대학의 의미가 있다는 생각을 바꾸고 더 의미 있는 배움의 장으로 변모하려는 움직임이 필요할 것 같아요. 이미 그런 움직임이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공개강좌와 시민대학 등이 그렇죠. 세세한 이야기는 좀 더 알아보고 다음에 포스팅하기로 하지요.

tom-hanks-050415-post

오늘은 미국의 커뮤니티 칼리지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미국의 커뮤니칼리지를 검색하니 톰행크스의 기고글이 눈에 띄었습니다. 미국의 유명배우 톰 행크스가 뉴욕타임즈 기고문에 자신을 키운 곳이 커뮤니티 칼리지 샤봇이라고 했다고 해요. 낮은 SAT성적과 가난한 집안 형편으로 일반대학 진학이 어려웠던 그에게 샤봇 커뮤니티 칼리지는 SAT성적은 보지도 않았고, 부담없는 학비로 그를 맞아줬다는 군요. 그는 그곳에서 보건학, 천문학, 수학 등 다양한 수업을 받았고, 영화학도 그곳에서 처음 수업을 들었다고 해요. 그리고 커뮤니티 칼리지를 졸업하고, 새크라멘토주립대학으로 편입해 영화를 계속 전공했다고 합니다. 이후에도 그가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배웠던 지식과 경험이 영화배우로서의 삶에도 많은 영향을 줬다고 하니, 커뮤니티 칼리지가 뭔지 더 궁금해지지요.

미국의 커뮤니티 칼리지는 크게 3가지 분야의 교육을 제공합니다. 지역 주민들에 대한 소양 및 평생 교육이 그 하나이고, 또 다른 하나는 직업 교육의 터전이라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는 4년제 대학 편입을 위한 교양 학부 과정으로써 역할이다. 커뮤니티 칼리지는 이런 특성 때문에 보통은 등록 학생 숫자가 매우 많은 편입니다. 또 학생의 연령대도 아주 다양해서 10대 후반부터 30~40대 까지가 주축을 이루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우리나라도 이런 커뮤니티 칼리지가 보편화 될 수 있는 시점이 올 것 같습니다. 직업을 위한 기능적인 배움, 아직 일반대학에 입학하기에 학문적 소양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교양수업과정, 그리고 일반인들을 위한 평생교육의 장… 머지않아 우리나라도 이런식의 대학으로 많이 변해나갈 것 같아요.

이상입니다.

[visual_toggle title=”톰행크스 기고글” state=”closed”]

[톰행크스 기고문] 오늘의 나를 만든 커뮤니티 칼리지 / 번역원문 : http://newspeppermint.com/2015/01/15/community-college-for-free/

2015년 1월 16일  |  By:   |  세계, 칼럼  |  4개의 댓글

-배우 톰 행크스가 뉴욕타임즈에 기고한 글입니다.

1974년, 나는 형편없는 SAT 점수를 받아든채 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대학 세 곳에 원서를 쓸 수 있다길래, 원서 두 장을 MIT와 빌라노바라는 명문 학교에 날려 버렸죠. 어차피 대학 등록금을 마련할 길도 없었지만, 불합격 통지서와 함께 차에 붙일 스티커라도 한 장 얻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이었습니다. 마지막 원서 한 장을 보낸 곳이 바로 나의 모교인 채벗(Chabot) 커뮤니티 칼리지였습니다. 집 근처의 2년제 학교로, 수업이 무료였고 누구나 받아주는 곳이었습니다.

수천 명의 재학생들에게 채벗은 컬럼비아요, 소르본이었습니다. 중고 교과서를 살 돈 정도만 있으면 물리학에서 자동차 수리, 외국어에서 회계학까지 세상의 모든 과목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전역한 베테랑에서부터 아이들을 키우다 학교로 돌아온 중년 여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배경의 학생들이 함께했죠. 나는 이 곳에서 이수한 학점을 가지고 새크라멘토의 주립대학의 영화 전공 과정으로 편입했습니다.

채벗에서 나는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필수과목이었던 보건처럼 싫어한 과목도 있었지만 영화학에서는 좋은 성적을 받았습니다. 천문학 강의 첫 시간에 들어갔더니 온통 수학이어서 드랍했던 기억도 있고, 동물학 수업에서는 실험용 초파리가 다 죽어버리는 바람에 거의 낙제할 뻔 했죠. 말하기 수업은 여러모로 기억에 남습니다. 첫째로 자의식 과잉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였기 때문이고, 그 다음으로는 이 수업에서 미녀 승무원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내 차가 고장났을 때 얼마간 그녀의 차로 통학을 했는데, 매주 월,수,금 3일을 조수석에 앉아 통학하면서 한 마디도 하지 못했죠. 말하기 수업과는 완전히 대비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채벗에서 들은 수업은 내가 하고 있는 일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HBO의 미니시리즈 <존 애덤스>를 제작했을 때는 파이프 담배를 피우던 교수님의 역사학 수업에서 배운 아웃라인 포맷을 활용했고, 셰익스피어 수업에서는 5막으로 구성된 연극의 구조에 대해 배웠습니다. 연극 수업에서는 <느릅나무 그늘의 욕망> 같은 작품을 읽었고, 학생용 할인 티켓으로 수업 중에 읽은 작품의 무대를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무대를 보면서 내 꿈은 커져갔고, 이 수업에서는 A를 받았죠.

감자튀김을 먹고 여자 구경을 하며 빈둥대던 때도 많았습니다. 한 학기 등록금이 수 백 만원인 학교에서도 똑같이 일어나는 일이겠죠. 하릴없이 채벗의 도서관에서 시간을 때운 기억도 있습니다. 그곳에서 뉴욕타임즈를 처음 읽었고, 만화가 별로 없어 당황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LP판 대출 코너가 아직도 남아있다면, 대출증에 내 이름이 남아있는 판들도 그 자리에 있을 겁니다. 유진 오닐 작품의 독백들을 제이슨 로바즈가 녹음한 판을 몇 번이고 빌려서 들었죠. 1993년 영화 <필라델피아>를 찍으며 로바즈 씨를 만나 커피를 아주 많이 마시고 나서 녹음했다는 뒷이야기를 직접 들었을 땐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최근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전역의 무료 2년제 커뮤니티 칼리지를 900만 미국인들에게 개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공화당이 장악한 의회는 600억 달러가 들어가는 이 계획을 무산시켜버릴 가능성이 크지만, 나는 이 계획이 현실이 되길 바랍니다. 아프간과 이라크에서 돌아온 참전 용사와 싱글맘, 직장에서 해고당한 가장들에게는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전 발판이 되어줄, 보다 낮은 장벽이 필요합니다. 대학에 바로 진학할 돈이 없는 고교 졸업생들은 2년 간의 탐색 기간을 통해 새로운 꿈을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계획이 실현되면, 수많은 사람들의 인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당시 나를 가르쳐주신 선생님들은 더 이상 그 곳에 안 계시지만, 채벗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습니다. 몇 년 전 아이와 함께 우연히 캠퍼스 근처를 지나게 되었을 때, 나는 아이에게 그 곳에서 보낸 2년의 시간에 대해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오늘날의 아빠를 만들어 준 곳이라고요. (뉴욕타임즈)

원문보기

[/visual_toggle]

[visual_toggle title=”미국의 커뮤니티 칼리지” state=”closed”]

커뮤니티 칼리지에는 댄스나 테니스, 수영, 사진 등의 남녀노소에 관계없이 취미활동 독려할 수 있는 코스가 있는가 하면, 유명 대학에서 학점 취득이 인정되는 난이도가 높은 과목도 개설돼 있다. 물론 간호사나 자동차 정비사, 조경 전문가 처럼 아예 전문 직업인을 양성하는 코스도 수두룩 하다. 이런 까닭에 커뮤니티 칼리지를 졸업하면, 이수증서를 받거나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혹은 전문학사 학위를 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이뤄지는 교육은 말 그대로 천차만별인데, 대다수 지역의 대다수 커뮤니티 칼리지는 교육의 질적 측면에서 상당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큰 장점으로 꼽힌다. 게다가 교육의 질을 고려할 때, 보통은 학비가 4년제 대학이나 직업 학교에 비해 훨씬 싼 편이어서 학생은 물론 부모들의 경제적 부담 완화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최근 들어 한국에서 갈수록 젊은이들이 직장을 구하기 힘들어지면서, 2년제 대학 지망생이 늘어나고 있지만, 미국 상황도 이와 비슷하다. 즉 일자리를 찾기 쉬운 상당수 직업 분야는 4년제 대학보다는 오히려 2년제인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교육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병원의 방사선 기사, 간호 조무사, 자동차 정비사 등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화훼 관리, 법무, 병원 보험 처리인 등을 양성하는데는 오히려 커뮤니티 칼리지가 강점이 있다.

지역 주민들을 위한 소양 교육, 평생 교육은 특히 여름과 겨울 방학 등에 집중적으로 프로그램이 준비되는 경우가 많다. 어른들은 물론 유아에서 부터 초등학생과 중학생 연령대들이 참가할 수 있는 코스가 널려 있다. 또 일부 고등학생들은 자신의 고등학교에는 개설돼 있지 않은 대학 코스의 과목을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배울 수도 있다.

로스앤젤레스나 뉴욕 같은 대도시의 경우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하려는 학생들이 주축을 이루는 커뮤니티 칼리지도 많다. 고등학교에서 공부를 소홀히 해 자신이 원하는 4년제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학생이나, 가정 형편으로 학비가 비싼 4년제 대학에 가지 못한 학생 등이 주축이 돼 편입에 필요한 과목을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이수하는 것이다. 커뮤니티 칼리지는 거의 전부가 공립이어서 학비가 훨씬 싼데다, 연방 정부와 주정부가 주축이 되는 학비 보조프로그램(FAFSA)의 수혜 대상이어서 자격만 갖추면, 거의 학비 전액을 면제받고 다닐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미국에서 커뮤니티 칼리지 프로그램이 가장 광범위하게 시행되는 캘리포니아 경우, 대표적 주립대학인 UC와 CSU 계열의 대학 졸업생 가운데 최대 30%가 커뮤니티 칼리지의 편입(트랜스퍼)코스를 거친 학생일 정도로 편입이 활성화돼 있다. 게다가 캘리포니아 주립대를 대표하는 UC 버클리와 UCLA측이 매년 발표하는 통계 등을 보면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졸업한 학생들의 졸업률과 졸업 때 학점은 1학년때부터 해당 대학을 다닌 학생과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커뮤니티 칼리지 시스템이 성공적으로 작동하고 있음이 입증된 상황이다.

원문 : http://www.lifeinus.com/USGuide/topic.cfm?TopicID=283

[/visual_toggle]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