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민기자가 직접 기획·제작…마을 소식과 주민들의 삶을 기록하는 따뜻한 소통의 창
“요즘 누가 종이신문을 보느냐”고 묻는 시대다.
스마트폰 하나면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고, 손가락 몇 번 움직이는 것만으로 수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빠르고 편리한 디지털 시대에 종이신문의 역할을 의문시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이야기가 속보처럼 빠르게 지나가야 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이웃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마을의 모습을 천천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바로 그 자리에 마을신문이 있다.
지난 10월 1일 발간된 마을신문 「삼성동 마을이야기」는 단순히 마을 소식을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민들의 일상과 활동, 이웃들의 삶을 기록해 마을의 오늘을 내일의 역사로 남긴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신문은 타블로이드판 16면으로 제작됐으며, 총 1,000부를 발행했다.
삼성동의 주요 소식과 주민참여 활동, 직능단체 동정, 지역 인물 이야기 등 마을공동체의 다채로운 모습을 담았다.
1면에는 주민자치회관 프로그램과 자치회장 발간 인사말을 소개하고, 2면에는 축사를 실었다.
3면에는 주민자치회관 운영 안내를, 4면부터 8면까지는 주민참여 활동과 주민자치회 조직도 등을 담았다.
9면에서는 모범업소를 탐방하고, 10면부터 12면까지는 직능단체 동정을 소개했다.
13면과 14면은 지역 인물들의 삶과 이야기를 담은 ‘피플’ 면으로 꾸몄다.
마지막 15면과 16면에는 오피니언과 칼럼, 노무·법률 상식 등 주민 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실었다.
특히 이번 신문은 주민기자들이 직접 기획하고 제작해 의미를 더했다.
마을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이 직접 취재하고 기록했다는 점에서, 신문 속 이야기는 멀리 있는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곁에 사는 이웃의 이야기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놓치기 쉬운 이웃의 수고와 나눔, 마을을 위해 묵묵히 땀 흘리는 사람들의 모습을 발견하고 기록하는 일 자체가 마을공동체를 더욱 단단하게 만드는 과정이기도 하다.
물론 오늘날 종이신문이 디지털 매체의 속도와 편리함을 따라가기는 어렵다.
그러나 마을신문의 가치는 빠른 정보 전달에만 있지 않다.
휴대전화 화면에서 잠깐 읽고 지나가는 소식과 달리, 종이신문은 손에 쥐고 천천히 읽을 수 있고, 가족과 이웃에게 건네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마음에 드는 기사는 접어 두었다가 다시 펼쳐 볼 수 있고, 한 부의 신문은 시간이 흐른 뒤에도 그날의 마을을 기억하게 하는 기록으로 남는다.
무엇보다 마을신문에는 숫자로 환산하기 어려운 사람의 온기가 담긴다.
우리 동네에서 오랫동안 가게를 지켜온 사장님의 이야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웃을 돕는 봉사자의 선행, 마을의 변화를 위해 힘을 보탠 사람들의 발자취가 지면 위에 한 장 한 장 쌓인다.
누군가에게는 자신의 삶이 처음으로 기록되는 특별한 순간이고, 누군가에게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이웃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는 반가운 기회다.
종이신문은 낡은 매체가 아니라, 쉽게 잊히는 일상을 오래 기억하게 하는 매체다.
세상의 큰 뉴스가 역사를 만든다면, 마을의 작은 이야기들은 그 역사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얼굴을 채운다.
마을신문은 그 얼굴들을 하나씩 불러내고, 서로 다른 삶을 하나의 마을 이야기로 이어 준다.
신문 한 부가 세상을 단번에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하지만 한 부의 신문이 이웃에 대한 관심을 키우고, 한 줄의 기사가 누군가에게 자부심과 위로가 되며, 한 장의 사진이 훗날 우리 마을의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수는 있다.
오늘의 삼성동을 살아가는 주민들의 이야기가 내일의 삼성동을 기억하는 역사가 되는 것.
그것이 디지털 시대에도 마을신문이 필요한 이유다.
「삼성동 마을이야기」가 단순한 종이 한 장을 넘어, 이웃의 안부를 묻고 서로의 삶을 응원하며 마을의 정을 이어 주는 따뜻한 매체로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 속에서 잠시 펼쳐 읽는 이 신문 한 부가,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마을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 주기를 기대한다.
<송규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