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포도 – 이육사.
내 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 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 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시인 이육사는
나라를 잃고 먼 이역에서
고국을 그리는
안타까움과 향수,
그리고 암울한 민족현실을 극복하고
밝은 내일을 기다리는
마음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이 시는 청포도라는
한 사물을 통해서 느끼는
시인의
고국을 향한 끝없는 향수와
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올 대상에 대한
간절한 염원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이 초여름 청포도를 볼때마다
이육사 시인의 청포도가
떠 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