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 -김춘수 ,여름엔 착한 과일

기자노트 수박 -김춘수 ,여름엔 착한 과일

    • @bkcho

      수박 김춘수

      네가 뿌리고 간 씨앗은 자라

      채송화가 낮에는 마당을 덮고 있다.

      가장 키 큰 해바라기 하나는

      해가 다 질 때까지

      네 있는 쪽으로 머리를 박고 있다.

      수박은 잘 익어 살이 연하다.

      바다로 눈을 씻고

      오늘 밤은 반딧불을 보고

      수박은

      참, 이상하고 신기한 열매입니다.

      크기가 머리통 만하고.

      칼끝을 대는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반이 쩍~ 갈라져요.

      온통 물살로 되어 있어요.

      우리가 먹는 것은 수박의 물살입니다.

      예전엔, 여름철 먼길 떠날 땐

      수박을 음료수로 먹었다고 합니다.

      물로 수분을 보충하고

      당분으로 기력을 보충하고

      일거 양득이죠.

      물살은 붉고 달콤합니다.

      물이 많고 검은 씨가 많다는 것,

      자손이 많다는 이야기 겠지요.

      재미있는 비유인것이

      해바라기도 씨가 많고,

      채송화도 씨가 많고,

      수박도 씨가 많지요.

      더운 여름엔 착한 과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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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짜피살거라면

      글쓴이: 김정임기자 기자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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