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악구 신림‧봉천동을 중심으로 20년 넘게 간판과 옥외광고를 만들어 온MR광고. 디자인부터 제작‧시공까지 한 번에 해결하는‘원스톱’ 강점을 앞세워 지역상권 뿐 아니라 전국으로 영업 지역을 넓혀가고 있다. 디자인을 전공한 여성 대표로서의 섬세함과 현장 감각을 겸비한 임찬희 대표를 만나, 업의 철학과 지역 상권 이야기, 그리고 앞으로의 계획을 들었다.
Q. MR광고, 언제 어떻게 시작하셨나요?
A.MR 광고를 운영한 것이 20년이 훌쩍 넘었어요. 원래 백화점 디스플레이를 하다가 결혼 후 야간 작업이 어려워져, 이전MR 광고에서 디자인을 맡았고, 업무 영역을 확대하다가 업체를 인수하게되었죠. 자리만 놓고 보면 근25년입니다.
Q. 디자인 초창기 기억에 남는 작업이 있나요?
A.탑차에 카스 맥주 래핑 시안이 첫 작업 중 하나였어요. 직접 시공팀은 따로였지만, 제가 만든 디자인이 도로 위를 달리는 것을 보았을 때 느꼈던 뿌듯함이‘아, 이 일이 내 길이구나’ 하는 출발점이 되었죠.
Q. MR광고의‘차별점’은 무엇입니까?
A.첫째, 여성 대표라는 점에서 오는 섬세함과 소통력이고 둘째, 디자이너 출신 대표가 처음부터 끝까지 설계와 품질을 챙기는 구조예요. 대부분의 업체는 디자인을 외주 주거나 시공만 직접 하는데, 우리는 디자인→제작→시공을 원스톱으로 묶어 고객의 의도를 정확히 구현합니다.
Q. 최근 간판 트렌드와 고객들의 성향은 어떻게 변했나요?
A.‘크고 화려함’에서‘작고 간결하지만 눈에 띄게’로 변화했고 소재도 다양해졌어요. 젊은 고객들은 인터넷으로 레퍼런스를 찾아오시기도 하고 중장년층은 원하는 스타일을 이야기 하시거나 저희가 여러 제안을 해드리는데 시안을 통해 실제 결과물을 보여드리는게 도움이 되시죠.
Q. 진행 방식이 궁금합니다.
A.‘고객 맞춤’이 원칙이에요. 강요하지 않고 보여드리는 설득을 합니다. A3이상의 대형 출력물로 실제 비율에 가깝게 보여드리면, 고객도“내가 원한 건 이게 아니네” 혹은“이게 더 낫다”를 확실히 느끼세요. 그래서 수정이 빠르고 결과 만족도가 높습니다.
Q. 여성 대표로서 어려웠던 점이 있으셨나요?
A.현장은‘시공 기사님들’의 노하우와 스타일이 강합니다. 예전엔 제가 끌려가는 경우도 있었죠. 지금은 고객의 니즈와 시공의 안전‧현실성 사이에서 조율합니다. 필요한 경우 기사님이 고객과 직접 설득을 주고받으며 최적 지점을 찾기도 합니다.
Q. 기억나는 고객이 있나요?
A.10군데 견적을 비교하고 오신 외국인 사장님이 있었어요. 제 제안 설명이 이해가 쉬웠다고 선택을 하셨고15년 넘게 매장 이전 때마다 찾아오십니다. 코로나 직전에 확장하셨다가 힘든 시기를 겪으셨지만, 결국 버티고 다시 일어서는 과정을 함께 지켜봤습니다.
Q. 실력 유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시나요?
A.꾸준히 교육을 받죠. 전시·미술관을 다니며 감각을 유지해요. 무엇보다 강남‧홍대 상권을 발로 돌며 최신 간판과 외장 트렌드를 봅니다. 거리만큼 빠르게 변하는 곳이 없거든요. 최근에는 소상공인 협회에서 주관하는AI 활용 교육도 받았어요.
Q. 설비 투자 계획도 있으신가요?
A.네. 친환경 잉크로 출력이 가능한 기계로 업그레이드를 검토 중입니다(. 고가의 장비이지만 속도‧색 재현력이 개선되고, 친환경성도 확보하려고요. 정부의 디지털·설비 지원 정책도 찾아보고 있습니다.
Q. 관악구 지역 상권, 어떻게 보세요?
A.최근 관악구는 사건·사고 이슈와 경기 탓에 전체적으로 침체가 있습니다. 반면 젊은 층과 외국인 유입은 꾸준해요. 주거 재개발과 함께 상권의 결이 달라지고 있어, 작지만 세련된 간판 수요가 늘었죠.
Q. 소상공인연합회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A.최근 이사로 위촉돼 배우는 중이에요. 지난 주에는 일본 선진시장 견학에 참여했는데, 일본 상인회의 역할도 배우고 일본 지역 광고 디자인도 함께 살펴보고 왔습니다.
Q. 경영 철학을 한마디로 말한다면?
A.“고객 맞춤” 입니다. 그리고 제 좌우명은“스스로 만족하자.” 예요. 완벽 보다는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긍정적으로 임합니다. 한때 슬로건이 “희망찬 기업”이었는데, 한 선배가 저를 “간판의 신”이라 부르더군요. 그떄부터 저는 “간판의 신” 이 되기로 했습니다.(웃음)
Q.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이 있나요?
A.개인적으로는60대 전후에 일 강도를 조금 줄여 워라밸을 챙기고 싶어요. 하지만 다들 말하죠. “60이면 또70을 생각한다”고요. 그때까지는 친환경 설비 전환과 원스톱 품질을 더 단단히 만드는 데 집중하겠습니다.
<고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