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 군은 건군 75주년과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12일 2017년 이후 6년 만에 처음으로 경기도 포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역대급’ 연합·합동 화력격멸훈련을 펼쳤다.
이번 훈련은 한미 양국 군의 71개 부대 장병 2500여명과 장비 610여대가 참가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실시됐다.
연합·합동화력격멸훈련은 한미 연합전력과 육해공 합동전력이 최신 무기를 동원해 적 도발 시 응징·격멸 능력을 과시하는 화력 시범이다.
공격 개시를 알리는 신호탄이 섬광을 올리며 하늘을 가르자 무인 정찰드론이 날아올라 적 진지 상황을 파악해 실시간 영상을 전송했다.
즉각 자폭 드론이 공격을 전개했고, 곧이어 우리 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와 K2 흑표 전차 등이 목표물을 겨냥해 동시다발 막강한 화력을 뿜어냈다.
이어 K21 장갑차, K55A1, 230㎜급 다연장로켓 천무, 130㎜ 다연장로켓 구룡, 한미 다연장로켓 MLRS, 화생방정찰장갑차 등 500여대의 장비가 막강한 화력을 뽐냈다.
공중에서는 우리 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와 F-15K 전투기를 비롯해 한미의 F-16 전투기 등 40여대의 전투기가 출동했으며, 육군 항공의 아파치·코브라·수리온 헬기도 참여했다.
△1부 훈련은 북한이 기습 공격을 감행하는 상황을 가정한 한미 연합군의 대응 능력 과시와 △2부 훈련은 적의 공격을 격퇴한 연합군이 압도적 화력을 앞세워 반격을 가하는 시나리오로 나누어 진행됐다.
북한의 장사정포들이 먼저 우리 측을 향해 사격을 개시하며 ‘불법 침략’을 감행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고막을 얼게하는 엄청난 굉음과 함께 훈련장 우측 상공에서 진입한 KF-16 전투기와 FA-50 경공격기 편대 등 우리 군 공중 전력이 적의 종심(縱深) 지역을 향해 Mk-80 항공탄을 쏟아 부어 일순간에 무력화시켰다. 3.5㎞ 이상 떨어진 관람석에서도 잠시후 음속에 맞춰 강력한 충격파가 몸으로 전해졌다.
이어 북한이 GOP(일반전초) 일대에서 일제 공격을 감행하자 우리 군은 다수의 정찰 드론을 운영해 상황을 확인하고 핵심표적을 정밀 타격했으며, 공격헬기, 포병, 직사화기 등 가용화력을 집중해 북한의 공격을 격퇴했다.
K2 전차 3대가 일제히 세계 최정상급 위력을 자랑하는 120㎜ 주포를 발사하자 폭음과 메케한 화약 냄새와 함께 주변 공기가 뒤흔들렸다.
△2부 훈련에서는 한미 연합군의 반격이 펼쳐졌다. 우리 군은 즉각 적과 아군 포병 간 ‘일전'(一戰)을 치르는 대화력전에 돌입했다. 대화력전은 아군에 위협을 가하는 적 포병을 아군 포병 화력을 통해 제압하는 것을 뜻한다.
K-9 자주포, 230㎜급 다연장 로켓(MLRS) K-239 ‘천무’ 등으로 구성된 포병부대도 일제히 사격을 개시, 북한군의 포병부대를 격멸했다. 천무는 축구장 3개 면적을 순식간에 초토화할 수 있는 화력을 갖고 있다.
한미는 연합 정찰·감시자산을 북한 후방지역의 핵심표적을 식별하고 공중·포병 전력을 이용, 지휘통제체계 및 포병부대를 정밀타격했다.
이어 아파치 헬기·최신무인기가 팀을 이룬 유·무인복합체계(MUM-T)와 공군전력의 지원을 받은 지상공격부대가 장애물 지대를 헤치고 적진을 향해 돌격했다.
또 한미 연합·합동부대의 동시 통합사격으로 북한군 부대와 전투진지를 초토화했으며, 군단 특공연대가 공중강습작전을 실시해 중요지형을 확보하자 승리를 알리는 녹색 신호탄이 하늘로 날아올랐다.
곧이어 오차범위 1m의 정밀 타격 능력을 지닌 우리 군의 자폭드론이 적을 공격했고, K-30 ‘비호 복합’·차륜형 장갑차 ‘천호’ 등 지상 전력과 AH-64E ‘아파치’·AH-1S ‘코브라’ 헬기 등 공중 전력이 합류해 불을 뿜었다.
이어 북한의 군사위협을 완전히 격멸하기 위한 반격작전 ‘불굴의 자유 작전’이 시작됐다.
군 정찰위성과 RQ-4 ‘글로벌 호크’, RC-800 ‘금강’ 정찰기, 공중조기경보통제기 E-737 ‘피스아이’ 등 한미연합 정찰·감시자산이 북한 후방지역의 핵심표적을 식별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북한군이 지대공미사일로 우리 공중 전력에 대해 격추를 시도하자 RF-16 전술정찰기가 플레어를 쏘며 회피 기동을 실시했다. 이어 F-35A·F-16 전투기 편대는 적 주요시설을 파괴하며 우리 기동부대의 공격여건을 조성했다.
유·무인 복합체계 등 첨단 전력체계를 운용하는 ‘아미 타이거'(Army TIGER)와 주한미군의 M1135 화생방정찰장갑차 등 지상 공격부대가 기동 및 사격에 나섰고, 장애물개척전차 K-600 ‘코뿔소’가 지뢰를 제거하며 지상 전력의 진출로를 확보했다.
이후 한미연합·합동부대는 사거리 전투로 북한군 부대와 전투진지를 초토화했다. ‘사거리 전투’란 우리 지상 전력의 월등한 사거리로 적의 사거리 밖에서 적을 제압하는 전술을 뜻한다.
이어 워리어 플랫폼을 착용한 특공연대가 공중강습을 통해 중요 지형에 먼저 발을 내디뎠고, 한미연합 기계화부대가 고속 기동해 목표를 확보했다.
끝으로 한미 장병의 개선 행진과 승리의 ‘V’자 사격으로 본 훈련은 마무리됐다. ‘V’자 사격은 11문의 화포에서 동시에 사격해 하늘에 ‘V’자 형상을 나타내는 고난도 사격술이다.
국방부는 이번 훈련에 대해 “북한의 도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한 실전적인 실기동·실사격 훈련을 통해 대북억제력을 강화하고, 우리 국군의 첨단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강력한 군사능력을 과시하며, 한미동맹의 연합·합동작전 수행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이번 훈련을 지휘한 김성민 육군 5군단장은 “훈련을 준비하면서 한미동맹의 단합된 결속력을 볼 수 있었다”며 “역대 최대규모로 시행된 화력격멸훈련을 통해 국민께서도 우리 군의 위용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양국 군은 지난 1977년 6월을 시작으로 총 11차례에 걸쳐 크고 작은 화력격멸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이번이 12번째 화력격멸훈련인 셈이다.
이날 본훈련 전엔 ‘한미동맹’ ’70주년’ ‘압도적인’ ‘군사능력’ ‘힘에 의한’ ‘평화구현’ 등 문구를 하늘에 새기는 군집드론 비행이 실시됐고, 본훈련이 끝난 뒤엔 ‘K방산’ 무기체계를 둘러볼 수 있는 전시회도 열렸다.
‘압도적 힘에 의한 평화’ 구현을 위한 한미 연합·합동작전 수행능력 향상을 목표로 한 이번 훈련은 총 1,500여명의 국민참관단이 참관했다.
<송규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