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성 작가×부새롬 연출의 2년 만의 신작!
“괜찮아, 우리 모두는 유기견이야.”
비정한 현실 속 우연히 발생한 불행,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자주 가는 북악산 등산로에서 덩치 큰 흰 개를 만났다. 아직 눈이 맑고 털이 고왔다. 버려진 지 얼마 되지 않은 유기견으로 보였다. 한참동안 따라오던 개는 오지 말라며 인상을 쓰던 나를 오랫동안 지켜보고 있었다. 산을 내려오는 길에 저택 정원에서 들려오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들었다. 높은 벽 너머로 뛰노는 아이들의 머리가 살짝살짝 보였다. 집 안에 트램펄린이 있는 거야? 좁은 문틈 사이로 다가가 엿보려는 순간 사납게 짖는 소리에 깜짝 놀라 물러섰다. 그 날, 개 두 마리를 접한 경험에서 이 작품은 시작됐다.
《작가노트》 중에서
서울시극단(예술감독 김광보)이 중학생 해일과 유기견 무스탕의 성장 이야기 속에 우리시대 사회 구조적인 문제를 담은 창작극으로 관객을 만난다. 오는 10월 5일(금)부터 21일(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선보이는 〈그 개〉는 대사의 비극과 실존적 고민이라는 동시대적인 이야기를 파고드는 작가 김은성과 〈썬샤인의 전사들〉 등 다수 작품에서 호흡을 맞춰온 연출가 부새롬이 2년 만에 의기투합한 작품으로 더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창작극 〈그 개〉는 현재를 치열하게 살아가는 우리 주변의 삶을 담고 있다. 애니메이션 작가를 꿈꾸는 16세 여중생 해일은 틱장애를 갖고 왕따로 외롭게 지내며 분신 같은 존재인 무스탕과 우정을 나눈다. 저택에 살고 있는 제약회사 회장인 장강은 강압적인 아버지에 대한 트라우마와 10년 째 별거 중인 부인, 미국으로 떠난 딸 가족으로 인해 외로워하며 반려견 보쓰와 함께 지낸다. 일찍이 해일의 엄마 은지와 헤어진 상근은 장강의 운전기사로 지내며 그를 은인으로 여겨 목숨 걸고 지키려 한다. 미술강사이자 화가인 선영과 그녀의 남편인 영수는 아들 별이를 키우며 좋은 세상을 물려주고자 꿈꾸지만 건강보험료에 전전긍긍하며 가난이 주는 비정한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들의 삶은 결국 우연히 발생한 ‘그 개’의 사건으로 극에 달하고, 서로의 아픔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처연한 몸부림을 친다.
김은성 작가는 ‘세상의 변화에 있어 근본적인 문제는 아주 작은 것에 있다’며,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동네(성북동)을 돌아보며 이야기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부새롬 연출은 주인공 해일의 틱장애에 대해 ‘세상의 아픔과 고통은 제일 약한 존재인 해일과 무스탕에게 영향을 미친다. 인지하지는 못하지만 세상으로부터 흘러들어오는 고통의 은유적인 표현이 아닐까 싶다’며, ‘이 세상이 어떻게 되어야 할지 생각을 나누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상화, 유성주, 김훈만, 박선혜, 신정원, 안다정, 이지혜 등이 열연하며 2018년 서울시극단 연수단원 등이 극 중 팝업인물들로 등장해 보다 재미있고 섬세한 연기 앙상블을 펼친다. 오는 9월 28일까지 세종문화회관 홈페이지를 통해 「폴인세종(Fall in 세종)」 추석선물하기로 2인 패키지 티켓을 미리 구입할 경우 R석을 30% 할인 혜택 받으며, 구매자 대상으로 호텔 숙박권과 향수, 공연관람권 등을 추첨 증정한다. 티켓가 R석 5만원, S석 3만원, A석 2만원. (문의: 세종문화티켓 02-399-1000) ■
< 전옥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