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시, 시민 스트레스 요인 조사해 4개 테마 ‘스트레스 프리 디자인’ 적용 완료
– 환승구간 천정 등에 노선색·화살표로 이동방향 표시, 열차출입구 바닥 승하차 승객 배려존
– 승객 몰리는 칸 스크린 도어에 혼잡구간 표시, 개찰구 앞 카드준비 바닥사인 마련
– 디자인 적용 후 실제 헤매는 시간 65% 이상 감소…효과성 분석 후 확대 검토
– 3개 노선(2·4·5호선)이 모여 복잡했던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이 직관적인 디자인으로 시민 누구나 환승노선을 쉽게 찾아가고 혼잡 구간은 미리 파악해 안전사고도 예방할 수 있는 ‘스트레스 없는 지하철역’으로 재탄생했다.
-환승구간 천정, 바닥, 벽면엔 각 노선별 컬러로 이동 방향을 알려주는 화살표를 그렸다. 일부 스크린 도어엔 여러 사람이 서있는 그림과 함께 ‘여기는 사람이 몰리는 칸입니다’ 문구를 적어 혼잡구간임을 알렸다. 개찰구 근처엔 ‘카드를 준비해주세요!’란 문구가 새겨진 ‘카드준비사인’도 마련됐다. 열차 안 출입구 근처 앞 바닥에도 눈에 띄는 노란색으로 ‘승/하차 배려 Zone’을 만들어 승하차 승객이 우선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 서울시는 ‘사회문제 해결 디자인’ 정책의 하나로 추진 중인 「스트레스 프리(Stress Free) 디자인」을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 7월 초 적용 완료했다고 밝혔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은 스트레스 프리 디자인이 적용된 1호 지하철역이다.
○ 서울시는 범죄, 학교폭력, 인지장애, 스트레스 등 다양한 사회문제를 디자인을 통해 해결하는 ‘사회문제 해결 디자인’ 정책을 ’12년부터 추진해오고 있다.
○ 한국인의 일상생활 스트레스 경험률은 OECD 최고 수준인 81%로(경기개발연구원, 2012) 나타났다. 서울시민 53.9%가 지난 2주 동안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응답(서울서베이, 2016)했다. 일상에서 누적된 스트레스는 각종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하고 있어 스트레스 발생요인을 파악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공공정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 시는 지난 ’16년 학교에 스트레스 프리 디자인을 적용한 데 이어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지만 출퇴근 시간대 혼잡도가 높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공간이기도 한 ‘지하철’로 대상을 확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국가교통DB사업단(2016)의 조사 결과, 서울시민들의 평균 통근시간은 58분으로 OECD 국가 평균과 비교 시 상당히 긴 편이다. 특히, 출근시간에 느끼는 행복감은 인생 전반에 대한 행복에 영향을 미친다는 서울연구원(고준호, 2017)의 연구결과가 있어 통근시간대 받는 스트레스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 시는 지하철 이용시민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요인을 조사(‘17.12~’18.1)한 후 시민 체감도, 디자인적 개선 가능성에 따라 지하철역에 적용할 디자인을 4개 테마로 도출했다.
○ 시는 총 21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조사 실시 후 심층인터뷰·아이디어 워크샵·추적조사 등을 통해 지하철 공간에서 받는 스트레스 요인을 전수 조사했다.
– 4개 테마는 ①공급자 관점의 정보가 아닌 ‘이용자중심정보’ 제공 ②상황별 이용객 간 배려 있는 행동을 유도하기 위한 ‘질서유지/안전’ 공지 ③대기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편의/휴식’ 공간 제공 ④지하철 내 준수사항에 대한 인식 확산을 위한 스토리텔링형 ‘에티켓/캠페인’ 안내다.
– 첫째, 지하철 이용 시민이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멀리서도 환승구간임을 직관적으로 알 수 있도록 환승구간 천정과 벽면, 바닥에 각 노선 색을 활용해 이동 방향을 화살표로 표시했다. 출구 근처 바닥엔 각 출입구까지 가는 방향을 화살표로 그려 넣고 예상 소요 시간도 표기했다.
– 둘째, 배려있는 행동을 유도하는 디자인으로 질서를 유지하고 안전사고를 예방하고자 했다. 지하철 플랫폼엔 승·하차하는 시민들 간 충돌을 방지하도록 노란색 선으로 대기라인을 그렸다. 유난히 이용객이 몰리는 칸은 스크린 도어에 여러 사람이 서있는 그림과 함께 ‘여기는 사람이 몰리는 칸입니다’란 문구로 혼잡 구간임을 알려 시민들이 분산될 수 있도록 했다.
– 개찰구 근처엔 ‘카드를 준비해주세요!’란 문구가 새겨진 ‘카드준비사인’을 마련해 교통카드를 미리 준비하지 않아 대기시간이 늘어나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 셋째, 환승 및 열차 대기 시 잠시 쉬어가거나 휴대전화를 충전하고 급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의자와 테이블을 설치한 ‘워크/힐링존’을 만들었다.
– 넷째, 광고판, 손잡이 등 지하철역 곳곳엔 지하철에서 흔히 겪는 타인의 민폐행위와 지켜야할 에티켓을 소개하는 캠페인 ‘에티켓과 모르쥐’ 만화광고도 실었다. ‘새치기는 안돼쥐’, ‘뚫어져라 쳐다보면 오해하쥐’ 등 고양이와 쥐 캐릭터의 에피소드를 재미있게 풀어내 남녀노소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 에티캣과 모르쥐 스토리는 온라인(www.stressfreedesign.co.kr)으로도 확인 가능하다.
-시가 이렇게 디자인 적용 전후 시민들의 지하철 이용 행태를 분석한 결과, 실제로 시민들의 헤매는 시간이 65%이상 감소했으며 스크린도어 앞에 대기하는 시민 중 올바른 위치에서 기다린 사람 수도 평균 70%이상 증가했다.
○ 시는 디자인이 적용되기 전(6.18~6.30)과 후(7.1~16) 이용객이 가장 많은 17시40분~50분에 지하철 이용객들을 비디오로 비교·분석했다.
– 시는 향후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반응과 효과성에 따라 관계기관과 협의해 「스트레스 프리 디자인」 확대 적용 여부를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또 오는 12월부터 ‘에티캣과 모르쥐’ 캐릭터가 그려진 1회권 교통카드를 총 85만장 제작해 서울, 경기도, 인천에 발급한다.
– 김선수 서울시 디자인정책과장은 “서울시는 디자인을 통해 다양한 사회 문제를 예방하거나 개선하기 위해 많은 시도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번 지하철역 사례처럼 일상에서 누구나 느끼는 스트레스의 요인을 찾아내 이를 개선할 수 있는 「스트레스 프리 디자인」을 개발해 ‘디자인으로 행복한 서울’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정임 기자>